7월 6일 - 무소유가 만인의 소유가 되는 세상 - 에 대한 두 번째 생각 <Her>가 던진 가장 큰 화두는 ‘소유욕’이었다. 소유욕은 유한함에서 비롯된다. ‘그녀’ 혹은 ‘그’ 또한 유한하기에 서로가 서로를 소유하려고 몸부림친다. <Her>는 ‘그녀’ 혹은 ‘그’가 무한해져버리는 바로 그 순간을 이야기한다. 나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나와 가장 친근하게 대화해주며, 육체적인 교감까지도 나눌 수 있는 그녀가 나타난다면 누구나 졸라 땡큐겠지? 그러나 그녀는 만인의 연인이다. 그녀는 나와 대화하는 동시에 8316명과 대화하고, 나와 섹스를 나누며 641명과도 동시에 섹스를 한다. 아직 소유의 개념을 변화시키지 못한 씨어도어는 그 사실 앞에서 당혹스러워하지만 OS2, OS3를 경험하면서 차츰 소유에 대한 개념을 변화시켜 나갈 것이다. 처음 아이폰을 손에 쥐었을 때 놀라웠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전화, MP3, 사전, 카메라, 인터넷, 녹음기, 내비게이션, 게임, 일기장, 달력....... 소유해야만 했던,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물건들이 일순간에 내 주위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지금은 아이폰5를 사용하고 있다. 이제 나의 아이폰은 당신의 아이폰과는 전혀 다른 것이 되었다. 똑같이 ios8로 구동되고 겉모양은 같을지 모르지만 나머지는 당신의 아이폰과 같은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같은 내비게이션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내가 간 길과 당신이 간 길은 다르다. 사진도 음악도. 지금 내 손에 들려있는 아이폰은 10년쯤 후에 싸만다가 될지도 모른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3D프린팅기술, 퍼스널에너지생산기술, 사물컴퓨터기술 등등이 발전해갈 수록 물질의 유한성은 무한함으로 변모해갈 것이다. 오늘 아침에 똥을 싸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지금 싸고 있는 똥 안에는 어제 먹었던 잡곡밥의 영양성분이 절반 이상 그대로 담겨 있을 것이다. 어제부터 쌌던 오줌과 똥과 흘린 땀을 모아 그릇에 담고 라이터 크기만 한 3D프린터기를 작동시키고 싸만다에게 이렇게 말한다. “어제 먹었던 잡곡밥과 같은 밥으로 만들어줘.” 그러자 싸만다는 쎅쉬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제 먹었던 밥보다 양이 적을 것 같은데 똥을 더 싸던가 피를 1L정도 뽑지.” 똥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 같아 피 1L를 뽑아 그릇에 담았다. 그러자 1분 만에 김가루가 얹어진 따끈따끈한 잡곡밥이 차려졌다. 산에 올라 버섯을 따고, 나물을 뜯어 말리고, 바다에 나가 조개를 잡아 말리는 행위는 내일의 밥 혹은 식량이 떨어졌을 때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소유행위이다. 그러나 기술발달로 소유가 무의미해지는 순간이 도래하면 우리는 어떻게 사고하며 살아가게 될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3D프린팅 기술이 발전하면 벤츠도 집에서 찍어내겠네! 라고. 그러나 이런 생각은 근시안적인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누군가가 제시한 것을 소비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제시된 집, 자동차, 전화기, 옷, 음식, 책, 음악, 소프트웨어, 어플 등에 관념을 고정시켰다. 이것은 물질의 유한성에서 비롯된 갇힌 사고방식이다. 모두가 뭐든 만들 수 있는 3D프린터를 가지고 있다면 메르세데스벤츠만 찍어낼까? 나는 말처럼 달리는 오토바이를 만들어 또각따각 간달프처럼 달리고 싶은데... ㅎㅎㅎ 소유의 개념이 사라지면 윤리와 가치관도 변화될 것이다. 기존에 제시된 윤리란 대부분 소유욕을 통제하는 말들이었다. 그러나 소유 자체가 사라진 시대에 타인과 갈등을 일이키는 원인은 다른 것일 게다. 또한 물질이 무한해지면 집단을 이룰 명분도 사라질 것이다. 국가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다들 광야에 흩어져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 될 일이다. 구라를 조금 더 풀어보자면 기술이 진일보해 추위와 더위를 막아주고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나를 지켜줄 A.T.필드가 개발된다면 ‘집’도 사라지지 않을까?(A.T.필드는 에반게리온에서 사도가 펼치는 투명한 보호막이다. 마지막으로 출연한 사도는 인간이 변화한 것인데 인간이 만든 A.T.필드는 마음의 벽을 의미했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도 가능할 것이다. A.T.필드안에서 잠을 자고 일어난 아침에 똥과 오줌과 피와 땀으로 만든 영양밥을 먹고 광야를 산책하던 중 이뿐 여자를 만나 눈이 맞아 떡을 치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 A.T.필드를 하나로 합칠까?” 그녀도 좋다고 한다. 우리는 A.T.필드의 자장을 완화시켜 하나의 자기장을 형성하고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주변의 배경과 같은 모습으로 A.T.필드를 변화시킨다. 주위에서 나뭇잎을 긁어모아 3D프린터로 푹신한 이불을 만들고 그 위에서 씬나게 떡을 친다. 떡을 치고 났더니 향긋한 커피가 마시고 싶어졌다. 그녀의 오줌과 나의 오줌을 하나로 합치고 흙 한줌을 넣어 커피로 바꿨다. 커피를 마시며 즐거운 대화를 나눈 우리는 떡을 쳤던 이불을 흙으로 바꿔 땅에 흩뿌리고 서로가 가던 방향으로 나아갔다. 듣다듣다 별 개좆같은 소리를 다 듣겠다고? ㅋㅋㅋㅋㅋㅋㅋ 컴퓨터 앞에서 혹은 전화기를 손에 들고 게임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을 근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쯧쯧쯧, 저것이 커서 뭐가될라고 저러나....’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에 매몰되어간다는 판단에서 제재하고 지금의 삶을 강요하지만 아이들은 그 안에서 그들이 살아갈 현실세계를 만들어갈 것이다. 오늘아침 하늘은 이랬다. 바다가 하늘에 떠 있네. 굿모닝^^ 아마도 내가 죽을 때까지 이런 세상은 도래하지 않을 것이므로 남은 마를 모두 삶아 아침으로 먹고 구시대적인 방법으로 밥을 구하러 산으로 나섰다.  마지막 마. 이 주변에는 마가 보이지 않는다.  먹을 것을 찾기 위해 산을 오르긴 했지만 이런저런 잡념 끝에 몸과 마음이 무기력해지고 말았다. 커다란 소나무그늘에 앉아 소유하지 않아도, 소비하지 않아도 살아질 세상을 그려보다 등 뒤에 우뚝 선 커다란 소나무를 올려다봤다. ‘지난 100여 년간 이 땅은 너의 것이었겠구나. 너는 이 땅을 지켜내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작은 나무들을 죽여야 했니?’ 나무도 이루지 못한 무소유와 무살생을 인류는 이뤄낼 수 있을까? 그러한 시대가 도래하기 까지 엄청난 부작용, 그러니까 그 시대가 도래하기 직전엔 소유욕이 극에 달해 이러한 기술발전이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원인이 될지도 모르지만 결국 인류는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유토피아적인 상상을 해봤다. 버섯이라고는 영지버섯 몇 개를 구한 것이 전부이고 어제 땄던 느타리버섯은 삿갓외대버섯이라는 독버섯임을 구글신이 알려줘 모두 버렸다. 영지버섯 몇 개 따고 하루 종일 나무그늘에 앉아 잡생각만 늘어놓다가 산을 내려왔다. 산에서 내려와 소금에 절여뒀던 당귀잎에 달래 알뿌리를 다져 넣고 할머니가 준 된장으로 무쳤다. 된장으로 담은 당귀김치라 생각하면 될 텐데 향긋하고 맛이 좋았다. 데쳐서 무친 나물보다 소금에 절여 숨을 죽인 야채로 나물을 무치는 것이 재료의 특징을 살리는데 더 좋은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집에 돌아가면 시금치, 미나리, 참나물, 머위 등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나물을 만들어 봐야겠다. 당귀잎을 무치고 영지버섯을 끓이는데 지나가던 아주머니들이 호기심을 보여 영지차 한 잔과 당귀나물을 맛보였다. 아주머니들도 당귀나물을 특별한 맛이라며 좋아했다. 아주머니들과 둘러앉아 차를 마시며 음식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재미있었는지 내일은 도시락을 싸서 다시 오겠다고 했다. 내일은 당귀무침을 내주고 도시락을 얻어먹지 않을까....ㅎㅎㅎㅎ 하늘나리 장마철이 되면 시골집 마당에도 하늘나리가 가득 핀다. 비 안온다고 근심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더니 군산에도 장맛비 시원하게 쏟아졌는지 모르겠다. 오늘 밤엔 어미한테 전화 걸어 안부 한 번 여쫘야겠다. 할메. 밥 잘 자시고 아픈 데는 없소?? https://www.youtube.com/watch?v=KhK82a4nZMk <Her-soundtrack> milk and honey - arcade fire 스파이크 존스는 아케이드 파이어의 Suburbs 앨범에 수록된 전곡을 이용해   <Scenes from the Suburbs>란 제목으로 30분 분량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이후 아케이드 파이어는 <Her>의 음악을 담당했다.  아주 그냥 찰진 찰떡궁합여! ㅎㅎ 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