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 - 가면 "가면은 인간의 불완전성을 보완한다." -B. Holas 박물관 큐레이터는 이렇게 말했다. “가면은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기 위해 쓰는 것입니다. 즉, 신을 불러들이거나 숭배하는 동물이 되기 위해서 가면을 쓰고 의식을 진행했던 것이죠.” 우리는 가면을.... 쓴/다 즉, 돈을 불러들이거나 숭배하는 밥과 고기와 술이 되기 위해서. 그렇다면, 우리가 쓰는 가면이 우리의 불완전성을 보완해 줄까?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쓰는 가면은 그들의 불완전성을 보완해 주었나? 불완전성을 보완해주길 바라며 쓴 것이겠지, 보완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면은 인간의 불완전성을 보완해주지 못한다. 보완된 것처럼 상대에게 보여 질 뿐이다. 가면 뒤에 숨은 나는? 가면이 벗겨질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럼, 가면을 벗어야 할까? 한 사람도 빠짐없이 가면을 쓰고 있는 이 세상에서 상대에게 비춰진 맨얼굴 또한 가면으로 보여질 텐데? 가면을 벗은 나는 어떨까? 가면이 벗겨질까 두려움에 떨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역설적이게도 가면을 벗은 맨 얼굴이 불완전성을 보완한다. 내 가면은? <Juan Gatti began -  Ciencias Naturales> https://www.youtube.com/watch?v=cUDSLScgQi0 어제 저녁부터 오기 시작한 비는 오전 내내 오락가락했다.  자동차 브레이크 라이닝이 모두 닳았는지 삑삑거려 카센터에 들르기 위해 영월 읍내로 들어와 잠을 청했었다.  새벽에 일어나 영월대교 다리 밑으로 숨어들어 말려두었던 감자를 확인해 보았더니 모든 감자에 곰팡이가 슬고 찐득하게 썩어가고 있었다.  소백산에서 얻은 즐거움과 먹을거리의 무게와 정확히 일치할 것 같은 양의 감자를 버렸다. ‘아깝게도, 서운하게도 생각하지 말자. 산에 오르지 않고 감자를 지켰다면 버리지 않았을 테지만 산에 올라 얻은 것도 많다.’ 올갱이 살을 발라내고 몇 개 남은 자잘한 감자를 모두 썰어 넣고 국을 끓여 마셨다.  내일까지 이 국을 먹고 나면 주식은 쌀만 남게 된다. 뱀 한 마리와 말린 마, 콩이 남아 있지만 그것들로는 끼니를 때우기 어렵다. 다시 산에 올라야 한다. 카센터에 들러 브레이크 라이닝을 정비하고 스포츠용품점에 들러 신발창을 구입해 교환했다. 물이 가까이 있고 출입이 통제되지 않는 산을 찾기란 이 깊은 산중에서도 어려운 일이다. 오전 내내 이곳저곳을 기웃거려 보았지만 다슬기 채취나 낚시마저 금지하는 구역들도 많았다. 어라연계곡 쪽을 둘러 보다 발길을 돌려 비교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응봉산으로 향하던 중 ‘영월아프리카미술박물관’이란 간판이 눈에 들어 발길 한 것이 잡념의 시작이 되었다.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다 훨씬 감동적인 가면과 조각, 그림, 생활용품등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관념상 아프리카 예술작품들이 멀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현대회화와 조각작품등에서 너무나도 많이 응용, 차용, 표절되기 때문에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영월을 찾게 되면 아프리카미술박물관에 들러보시라. 음악도 좋고 큐레이터도 예쁘다나 어쩐다나.... 흠흠 ^^ 박물관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냈던지 응봉산 입구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지고 있었다. 산을 오르기에는 늦은 시간이어서 주변만 훑어보았다.  식수로는 사용하기 어렵지만 설거지, 빨래, 목욕을 하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이는 맑은 물이 수로를 따라 흘러가고 있었고, 주위에는 굵은 마 줄기가 여럿 눈에 띄었다.  느릅나무 열매도 모두 익어 땅에 흩어져 있었는데 맛이 호두와 비슷해 모아두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먹을 것은 간간히 눈에 띈 반면, 산은 가파른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등산을 하며 먹을 것을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 산 중허리까지 올라봐서 산행이 어렵겠다 싶으면 포기하고 가까운 곳에서 구할 수 있는 먹을 것을 구해 다른 산으로 이동해야겠다.   내일 오를 산. 뾰쪽한 삼각형이 아찔하다. 아직까지도 인상적이었던 가면과 조각상들이 머릿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오늘 밤 꿈 속에서 아프리카의 여인을 만나려나... 정향나무 소백산 정상에서 발견한 정향나무다.  라일락 혹은 미스김라일락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라일락과는 조금 다른 정향만의 특징과 향기가 있다. 꽃을 말려 향신료로 사용하는데  대표적인 음식이 오향장육이다.  내가 사는 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