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 쇠좆매 전국적으로 소나기가 예보되어 있었지만 해가 들고 날이 맑아 아침 일찍 빨래를 해서 널어 말렸다. 여행 초기에는 춥기도 했거니와 빨래하는 것이 영 귀찮아서 쌓아두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별스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차옥차옥 빨아 볕에 널어 말린 옷이 해를 먹고 까슬하게 말라있을 때 손에 닿으면 왜 그리도 개운한 것인지. 하루 볕에 이런 저런 눅한 것들을 널어 말리기에 좋은 날이었다. 빨래를 해서 널고, 올갱이감자국을 마저 마시고 쑥차까지 끓여 마신 뒤, 마를 캐러 산으로 들어갔다. 우거진 숲을 헤치고 땅속 깊이 숨어든 마를 캐느라 진땀을 뺐지만 그 크기도 대단하고 모양새도 번듯해 흥이 절로 났다. 산은 바위산이라지만 개울가 옆 모래톱에서 자란 마여서 자라는 내내 거칠 것 없이 뻗어 내려가 반듯하고 굵게 자라 있었다. 마가 그리 좋다보니 땅을 파내려 가면서도 “어헛. 이것 봐라.” “고놈, 방맹이가 쇠좆매여. 허헛, 거 참.” 어쩌고 하면서 어깨가 들썩거려졌다. 미터급 특대 싸이즈 쇠좆매  ㅎㅎㅎ 흠흠;;; ㅋ 어리버리하게 생긴 쉥퀴. 청개구리가 뭐 이리 커! 굵은 마줄기는 서너 뿌리만 눈에 띄었고 나머지는 모두 가느다란 어린 것들이었지만, 어린 것들 굵기도 예사 것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크기여서 하루 동안 마만 캐도 될성 싶었다. 해서 풀을 헤치고 땅을 파며 마를 캐는데 또 다시 목 뒤부터 가렵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온 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단추를 푸르고 몸을 보았더니 지랄도 가지가지.  이 지랄이 난데니깐 ;;;;  다행이 지난번처럼 물이 없는 곳이 아니어서 곧장 옷을 벗고 수로로 뛰어들었다. 대낮이고 등산로 주변이라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그런 시선을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아침에 새로 갈아입은 깨끗한 옷이었지만 혹시 몰라 입고 있던 옷도 빨고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굵직한 마 여덟 뿌리면 며칠간 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남겨진 마가 아까웠다. 조금 더 캐 두면 마음이 든든할 텐데... 허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어서 가서 약을 바르고 두드러기가 가라앉길 기다리는 것이 밥 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지난번에 호되게 깨우치지 않았던가. 재빨리 몸을 씻고, 약을 바르고, 알레르기 약을 먹었더니 오후가 되어서는 두드러기가 진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어찌되었건 살다보니 생존 전략이 생겨난다. 물에서 멀지 않은 곳을 찾는 것은 필수가 되었다. 어째건 핑계꺼리가 생겨 마 캔 뒤로는 나무그늘 아래 앉아 하루종일 놀았다. ㅎㅎㅎ 가까운 곳에 올갱이가 제법 있어 그걸 잡으러 물가에 나갔어도 되었을 테지만 이틀간 먹었으면 쉬어야지 지친다. ;;;  오늘은 참마 실헌 놈으로 하나 깎어먹고 기운 쪼께 받어야 쓰것다. 아작 아작(단 맛은 안남) ^________________________^ 어젯밤, 하늘을 봤더니 달이 구름에 개려 보일락 말락 허다가 빼꼼이 말간 낮짝 한 번 비춰보인다. 오늘이 보름인데 영월은 주욱죽 비를 쏟는다.  음력 오월 보름. 개보름인데, 뻘쭘허니 떠서 뭐할꼬. 구름 뒤에 숨어 지나시고 유월 보름에나 보십시다.    큰앵초 소백산 국망봉 근처 음습한 자리에서 반짝 빛났던 이놈. 이래 뵈도 높은 산에서나 볼 수 있는 귀한 얼굴 되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