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 감자 만으로 만족할 수 없닷! 어두워지길 기다려 감자밭으로 갔다. 8시가 넘었는데도 완벽하게 어두워지지 않아 밭 가장자리 나무 아래로 숨어 조금 더 어두워지길 기다리는데 나무에서 아주 좋은 향기가 났다. ‘킁킁, 뭐지?’ 고개를 들어 나무를 가만히 봤더니 매실이 다래다래 붙어 있는 것이었다. 히히히. ‘감자 훔치러 와서 매실까지...’ 고민할 것 있나.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 나무에 매달려 있는 매실을 따 담았다. 우매보시만 있어도 한 동안은 반찬걱정을 덜 수 있을 것이므로 우연히 발견한 매실이 무척 반가웠다. 매실 한 소쿠리를 따 담고 감자밭으로 향했다. 감자는 스무 고랑 정도 심어져 있었는데 그 중 다섯 고랑에서 6개의 감자 싹을 헐었다. 미안하기도 했지만, 많은 감자를 훔쳐봐야 썩을 게 분명하기 때문에 당분간 먹을 것만 파 담았다. 어두워서 크기가 얼만한지 정확히 알 수는 없어도 제법 실한 감자가 손에 잡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더 파 담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감자를 담은 가방이 묵직하다 싶어서 털고 일어나 차로 돌아와 그 길로 충북 보은군으로 (졸라)튀었다. 우매보시를 담을 통이 없어 시장에 들러야 했기 때문이다. 밤 9시가 넘어서서 보은시장에 도착했는데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은 상태라 시장 옆 천변에 차를 주차시켰다. 땀을 흘려 온 몸이 끈적했고 손은 흙투성이였다. 수건에 물을 적셔 몸을 닦았다. 그나마도 천변에 가로등이 켜져 있고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서 깨끗이 몸을 닦기도 어려웠다. 대충 몸을 닦고 천변으로 나와 보았더니 많은 사람들이 이곳저곳에 모여앉아 맥주를 마시거나 먹을 것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5월에 열대야라니...’ 얇은 담요 하나를 덮고 잠들었는데 아침에는 쌀쌀했다. 온도는 어제 한 낮 온도에 비해 20도 이상 낮아진 11도였다. 감기가 나을리 없다.;;; 시장이 문을 열기를 기다리며 그녀에게 연락을 했더니 투표는 보은에서 하느냐고 물어왔다. 사전투표는 미리 신청을 해야 할 수 있는 것인 줄 알고 집에 다녀와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신청을 안 해도 어떤 지역에서나 투표를 할 수 있다고 말해 주었다. 곧바로 보은의 투표소를 검색해 보았다. 천변에서 5분 거리에 보은읍투표소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투표소로 향했다.  봉투와 투표용지등이 출력되어 나오는 것이 신기해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찍지 말라고 난리여서;; 그만두었다. 봉투만 찍어도 큰일나나??? 투표소 입구에 놓여있던 커피믹스 ㅎㅎㅎ 지금 마시고 있다 ㅋㅋㅋ 투표를 마치고 시장으로 갔다.  때마침 그릇가게가 문을 열고 있어서 사각 통 2개를 구입하고 속리산으로 이동했다. 속리산은 소나무로 유명한 산이지만 국립공원이라 복령이나 산나물 채취가 금지되어 있을 것 같아 인근의 이름 없는 산으로 찾아갔는데, 가는 곳 마다 ‘산나물, 산약초 불법채취 특별단속기간’이란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요식행위로 한 두 곳에 붙어 있는 현수막이 아니라 가는 곳 마다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서 장난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였다.  일단 사람들이 많은 주말은 넘기고 산에 오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한적한 길가의 정자 옆에 주차시키고 감자와 매실을 확인해 보았다. 떳떳하지 못한 것들이라 밤새 열어보지도 않았는데, 큼지막한 감자와 싱싱한 매실을 확인하는 순간 기분이 좋아져버렸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 매실은 깨끗이 씻고 꼭지를 따서 말리고, 감자는 흙을 털어 볕에 널어 말린 뒤 세 알은 솥에 넣고 삶았다. 감자와 함께 아침식사로 먹기 위해 남은 음식들을 꺼냈는데 죽순은 쉬어 있었고 오디는 곰팡이가 피어있어서 버렸다.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상하고 말다니... 가을까지는 그 때 그 때 음식을 해 먹어야 한다는 신호였다. 구워둔 물고기와 껍질을 벗겨둔 마는 상하지 않아 감자와 함께 아침으로 먹었다.   하정우 오라 그래! ㅋㅋㅋㅋㅋㅋㅋㅋ 밥을 먹고 물기가 마른 매실은 소금을 뿌려 통에 담고, 가까운 산에서 뜯어온 산채와 어제 뜯어 두었던 미나리, 껍질을 벗긴 마, 양파를 넣어 물김치를 담았다. 죽은 연씨와 마를 갈아 쑤었고 향신료가 없어 송화가루를 넣었다. 조금 전에 숨이 죽은 야채에 물을 부어 간을 보았더니 향긋한 국물맛이 매우 좋다. 내일 하루 잘 익히면 맛있는 물김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는 물김치에 들어간 것이 전부다. 갈색으로 변한 것은 최근에 채취한 것인데 말라서 질기고 딱딱하다.  늦가을이 되면 다시 하얗고 부드러운 마가 된다.  그때까지 마 채취는 중단하겠다. 반찬을 만들고 오후가 되어서 속리산 남쪽 만수계곡으로 들어왔다. 주말이라 사람들은 많고, 이곳도 역시 불법 채취 단속을 알리는 현수막이 이곳저곳에 붙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쉬다가 낮잠이 들었는데 밤이 되어서 눈이 떠졌다. 단속을 무릅쓰고 산에 올라야 하나, 단속을 하지 않는 다른 산을 찾아 떠나야 하나 여전히 고민이다. 밤이 되었는데도 차 안은 덥고 모기는 득실거린다. 긴 여름이 될 것 같다. 두 달이 지났다. 메꽃 나팔꽃과 혼동되지만 메꽃은 나팔꽃에 비해 색도, 크기도 수줍다. 어디서나 잘 자라지만 꽃잎을 만져보면 너무나도 여리다. 나비의 날개보다 여린 꽃잎으로 한 여름 뙤악볕과 비바람을 견뎌낸다.  에릭싸티 엉아가 산딸기와 뱀딸기의 차이를 물어서 확실히 보여 주가써. 왼쪽이 산딸기, 오른쪽이 배암딸기여.  확인??? 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