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야권은 졌다 2014. 06. 03. 화요일 마사오 내일, 6월 4일은 전국의 지자체장들을 뽑는 지방선거 날이다.  그리고 선거 하루 전인 오늘, 나는 야권이 이미 패배, 그것도 아주 큰 차이로 대패했다고 단언하는 바다. 공직선거법 제108조 제1항은 누구든지 선거일 전 6일부터 선거일의 투표마감시각까지 선거에 관하여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모의투표나 인기투표에 의한 경우 포함)의 경위와 그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하여 보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하여 모든 언론들은 5월 30일자에 29일 이전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한 판세 분석 기사를 일제히 실었고 그러한 언론보도를 종합해 보면 새누리당은 대전, 경북, 대구, 경남, 울산, 제주 등 6곳 우세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 인천, 충남, 전북, 전남 5곳 우세하며 경기, 강원, 충북, 세종, 광주, 부산 등 6곳이 경합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6, 새정치-5, 경합-6인 것이다. 선거 막바지인 어제 여야는 자체 분석을 통해 새누리 - 우세 7, 접전 2, 열세 8, 새정치연합 - 우세 6, 접전 7, 열세 4라는 새로운 판세를 내놓았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선 서울, 경기, 경북, 대구, 부산, 울산 등 총 6곳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승리하였고 인천, 강원, 충남, 충북, 광주, 전북, 전남 등 총 7곳에서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이 승리하였으며 대전은 자유선진당, 경남과 제주는 무소속이 당선된 바 있다.(세종시는 아직 생기기 전이었다.) 민주당은 김두관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경남에서 당선됐으므로 실질적으로 민주-8, 한나라-6, 자유선진-1, 무소속-1이라 할 것이다. 그 후 다들 주지하다시피, 오세훈의 무상급식 반대 논란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원순 현 시장이 서울을 탈환하였고 대전은 염홍철 현 시장이 새누리당에 입당, 경남은 김두관 도지사의 대선출마를 위한 사퇴로 새누리당 홍준표 현 지사가 당선, 강원은 이광재 도지사의 중도낙마로 새정치연합 최문순 현 지사가 당선, 2012년 7월 1일 출범한 세종시엔 새누리당 유한식 시장이 당선됨으로써 새정치연합-8, 새누리-8, 무소속(제주)-1의 결과가 되었다. 새정치연합은 서울을 얻고 경남을 잃었으므로 ±1, 새누리당은 대전과 세종을 얻어 +2 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구 민주당)이 압승했다고 평가받는 것은 서울의 경우 총 25개 구 중 21개 구청장을 야권이 휩쓸었으며 당초 어려우리란 예상을 깨고 인천, 강원과 충청권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2012년 12월 19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제 18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단군 이래 심청이 이후 최강의 효심을 자랑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을 관통하는 사건들로 양친을 여의고 아침드라마의 가련한 여주인공급으로 온국민에게 각인되었으며 오른손엔 아버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 왼손엔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를 연상시키는 헤어스타일을 무기로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득하였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 탄핵사태로 초래된 역풍 속에서도 한나라당 비상대권을 맡아 천막당사 등을 내세워 한나라당 121석이라는 실로 놀라운 디펜스 실력을 뽐낸 후 대선에선 '인혁당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두 가지 판결' 운운 등 일천한 역사인식을 드러냄과 동시에 TV 토론에서 "그러니까 내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거 아닙니까. 홍홍홍"이라는 역대급 발언 등으로 대한민국에 큰웃음을 줌으로써 100만표 이상 차이로 신승한 바 있다. 대선에서 패한 민주당은 극심한 내홍을 겪으며 수권세력으로서의 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였고 처망하기 직전, 국민들의 열망을 안아 높은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던 안철수의 새정치 신당과 전격적으로 합당하여 “새정치민주연합”으로 간판을 바꾸고 깜짝 반등세를 보여주는 듯하였으나 지방선거 무공천 논란으로 인해 일부러 맘 먹고 그리 하려 해도 어려울 정도로 다시 극적인 지리멸렬로 돌아섬으로써 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선전을 기대하는 일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두발에 롤링 웨이브펌을 시도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 되었다.   그리고, 2014년 4월 16일. 진도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하였다.   300 여명의 학생과 승객들이 구조되지 못하고 죽어가는 것을 실시간으로 목도한 국민들은 경악하였으며 촌각을 다투는 구조현장에서의 갈팡질팡과 우왕좌왕의 극치를 보여준 정부의 극단적 무능은 글자 그대로 목불인견이었다. 고위관료들의 잇단 망언, 정권의 안위만을 싸고 도는 언론의 후안무치함, 무엇보다도 참사의 끔찍함과 유족 및 국민들의 슬픔을 내면화하지 못하고 연출에만 급급한 대통령의 태도와 언사에 유족과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그걸로 끝이었다.   세월호 사망자 49재인 오늘,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안산이 위치한 인천, 경기 지역에서조차 백중세란 이름으로 새정치연합과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초접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 자, 이제 나에게 “야권이 이기고 있다”라고 말해 보라. 내일 선거가 끝나고 투표함을 열어 설령 야권의 최종승리를 확인한다손 치더라도 한 달여 동안 세월호 유족들과 함께 가슴을 쥐어 뜯으며 함께 아파했던 국민들이 야권에게 싱거운 압승을 안기기는커녕 집권여당에게 초접전이란 선물을 안겨주는 행태를 멀쩡히 눈뜨고 바라보는 지금, 나에게 “야권이 이겼노라”라고 얘기할 자 누구인가. 얼굴 좀 보자. 혹자는 말한다. "사고를 박근혜가 일으켰느냐"라고. 그네들은 박근혜 정권이 구조와 수습을 해내지 못한 점에는 눈 감는다. 엊그제 취임한 것도 아니고 1년 하고도 반 가까이 지나면서 고작 한 짓이라곤 정권의 합법성과 정당성을 지키기 위해 지난 대선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을 덮고 청와대가 발벗고 나서 검찰총장을 내쫓고 간첩사건의 증거를 조작질하는데에 급급했다는 것에 애써 눈 감는다. 일본 아베정권이 북한과 직접 머리를 맞대고 납북문제와 대북제재를 논할 때 북핵불가만 외치며 안방에서 요강 새는 줄을 모른다. 코레일 민영화 등 각종 민영화를 밀어부침으로써 안전에 따르는 비용을 비용절감이라는 명목으로 환산하여 사람의 목숨을 값으로 셈하는 것도 모자라 그 값마저 똥값 처리한다는 것을 모른다. 아니, 외면한다. 외교안보와 내치와 경제,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 총체적 참사다.   살인적 노동시간도 모자라 일자리마저 비정규직으로 몰아세워 헐값에 부려먹히느라 가계부채는 자꾸 쌓여만 가고 그 돈이 전부 대기업 금고 안에 현찰로 나날이 쌓여만 가는데 이의 부당함을 알리려 거리로 나서면 박근혜정부는 '가만히 있으라' 윽박지르지만 우리가 세월호 참사에서 얻은 교훈이라고는 고작 지하철이나 건물에서 불 나면 승무원이 시키는대로 하지 않고 내 살길 찾아 혼자 판단해야 한다는 것 뿐이다.   각자도생.   그렇게 우리는 파편화되고 개인화되어 오늘도 진압경찰과 각종 찌라시와 장악당한 공중파 저녁뉴스와 조중동종편 카메라에 둘러쌓여 혼자 살아남는 길을 택하고 있다. 내 집값이 오르고 내 땅값이 오르고 내 월급이 오르고 내 친인척의 사돈의 팔촌이 당선되면 혹여 내게도 떨어질지도 모를 떡고물, 그 한낱 신기루를 향해 우리는 각자 질주하고 있다.   그렇기에 나올 수 있는 말이 집권여당의 '도와 달라'는 말이다.   문민정부의 IMF 사태 때, 참여정부의 탄핵역풍 때, 08년 광우병 촛불 파동 때, 국민이 거대한 해일이 되어 그들을 덮칠 때면 그들은 공포감에 얼굴이 하얗게 질려 어김없이 "살려 달라"고 했다.   그러나 무력감에 길들여져서, 혹은 각종 공중파 종편 찌라시에 눈 가려져서 철저히 파편화되어 있는 우리, 한낱 개인에게 그들은 넉살좋게 "도와 주십시오"라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돈과 권력을 손에 단단히 움켜진 이들이 아직도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잠시 KFC할아버지의 얼굴로 손을 내밀며 '도와 달라' 말한다.   주권자를 도우라고 만들어놓은 집단이 외려 도와 달라 한다. 국민의 눈물을 닦으라고 앉혀놨더니 제 눈물을 닦아 달란다. 도움 받고 싶으면, 위로 받고 싶으면 지금 있는 자리에서 내려와 국민의 자리로 돌아오면 된다. 어렵냐.   유권자는 항상 옳다.   멍청한 놈은 속여 먹기도 쉽다. 어느 멍청한 놈을 가운데 두고 A와 B가 서로 꼬셨는데 멍청한 놈이 A의 꼬심에 넘어갔다면 멍청한 놈을 못 꼬신 B는 더 멍청한 거다.   현 야권, 그 중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 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민주당이 좋아서 ’ 가 아니라  ‘ 새누리당이 싫어서 ’  민주당을 찍고 지지하는 것에 대체 언제까지 안주할 것인가. 작금의 상황이 더욱 참담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내일,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나는 상기의 이유로, 오늘, 야권의 패배를 선언하는 바다.  설혹 내일 야권이 현 박빙의 판세에서 승리의 결과를 낳더라도, 야권은, 그리고 유권자인 우리는 더욱 정신 바짝 차리고 이제는 각자도생의 질주를 멈추고 옆자리와 뒷자리를 살펴 서로의 손을 잡아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다. 잘 살기 위해가 아니라 그저 살아남기 위하여.   투표가 그 첫걸음임엔 더 말을 얹어 무엇하랴.  야권은, 아니, 우리는, 졌다. 그리고 이제, 이기는 일만 남았다. 마사오 트위터 :  @masao8988 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