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 - 단백질과 지방 살이 빠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몸이 야위어 간다. 살이 빠졌다는 것은 먹은 것에 비해 사용하는 에너지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산을 오르내리며 사용하는 에너지는 산에서 구해 먹은 것 보다 많다. 특히 마를 캐며 사용하는 에너지는 마에서 얻은 에너지 보다 크다. 감기는 에너지 소비량을 늘리는 것인가, 먹은 것을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능력을 약화시키는 것인가? 감기가 걸린 이후 평소보다 먹는 양을 두 배로 늘리고 노동 시간을 줄였지만 회복속도는 더디고 먹은 것을 소화시키지도 못한다. 평균 3일에 한 번, 늦게는 5일에 한 번 대변을 보더니, 감기에 걸리고 나서는 하루에 한 번 대변을 본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두세 번 식사를 하게 되면 한 번 대변을 보는 것이 생체 리듬에 맞다. 하지만 하루에 한 번, 일반적인 식사량의 1/2을 섭취하면 3일에서 5일에 한 번 대변을 보는 것이 정상적일지 모른다. 고창의 바닷가에서 몸이 건강할 때 5일에 한 번 대변을 보았어도 변비에 걸렸다거나 속이 더부룩 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고 대변량도 적었다. 그 때는 5일간 먹은 것을 최대한 흡수하고 최소량을 배출했던 것일까? 몸이 건강했던 시기에는 이러한 생활패턴에 생체리듬이 맞춰가는 것 같았지만, 감기에 걸리고 생체리듬이 무너지고 나서는 다시 정상적인 리듬으로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먹은 것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능력도 떨어져 급격하게 살이 빠진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살이 빠지다 보니 기운이 달린다. 몸에 축적된 지방질은 두 달간 소진된 것으로 보이고, 밥으로 먹은 것은 소화를 시키지 못하다보니 근육에 축적된 단백질을 소비해 에너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른 몸을 비춰 볼 거울이 없다 해도 약해진 지구력과 근력으로 근육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근육이 에너지로 소비되는 상황에서 탄수화물은 별 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해 밥과 누룽지, 밤, 마를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먹어서인지 정신은 맑고, 기분은 좋다. 그러나 그 맑은 정신과 기분에 매번 속아 넘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컨디션이 좋아 산을 오르거나 일을 하고나면 오후가 되어서 급격하게 기운이 빠지고 저녁이 되면 다시 몸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아프고 나서 잘 먹으라’는 말은 밥을 잘 먹으라는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몸보신이란, 질 좋은 단백질과 지방질의 섭취를 일컫는 말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물고기를 구해 어죽을 끓여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산란기를 맞아 알도 많았고, 끓였을 때 기름기도 꾀나 많이 떠 있어서 단백질과 지방질을 두루 섭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시가 많아 먹기 사나워도 통째로 씹어 먹었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국물만으로 끓인 죽으로도 어느정도 기력이 회복된 것 같아 걱정을 덜 게 되었다. 비린내 때문에 먹기 힘들더라도 몸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계속해서 물고기를 잡아먹고, 되도록이면 쉬면서 에너지를 축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촌지를 빠져나와 김천시로 넘어오는 초입에 흐르는 백운천변에 차를 주차시키고 하룻밤을 묵은 뒤 남은 어죽 절반을 먹고 타이어가게를 찾아갔다. 새벽 네다섯 시면 눈이 떠지다보니 남들보다 하루의 시작이 일러도 너무 이르다. 새벽 다섯 시에 눈이 떠져 여섯 시에 타이어 가게 앞에 도착해 여덟시까지 주인 아저씨가 나오길 기다렸다. 이름난 타이어 대리점 보다 낡고 오래된 카센터에 부지런하고 솜씨 좋은 정비사가 일을 봐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트럭 운전을 하며 터득한 생활 노하우이다. 역시나,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이른 시간부터 문을 열고 나왔다. 펑크난 타이어는 옆면이 찢어져 스페어로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새 타이어로 교환해야할 상황이었는데 정비사는 쓸 만 한 중고 타이어가 있다며 그것으로 갈아 끼우길 권했다. 중고 타이어를 요구해도 새 타이어를 강요하는 세상인데, 새 타이어를 요구했더니 쓸 만 한 중고 타이어가 남아있다며 그것을 권한다. 허허허^^ 펑크 난 것을 때워둔 타이어였는데 2년은 충분히 타고도 남을, 쓸 만 한 것이어서 저렴한 비용으로 타이어를 교체할 수 있었다. 타이어를 교체하고 주인아저씨에게 구두수선집을 물어 김천역 앞에 있는 구두방을 찾아갔지만 오후에나 문을 연다는 말에 신발 수선은 포기하고 길을 나섰다. 추풍령을 목적지로 정하고 그 일대의 물이 흐르는 곳을 찾아다녀보았지만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을 찾기는 어려웠고 그늘지고 한적한 곳을 발견하기도 쉽지 않았다.  추풍령주변에서 머물만한 곳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오디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뽕나무는 발견할 수 있었다. 어느 마을의 길가에 서 있는 뽕나무였는데 아무도 오디를 따지 않았는지 길바닥에 익은 오디가 우수수 떨어져 지나가는 차바퀴에 으깨지고 있었다. 그 마을은 포도, 자두, 호두, 복숭아등 과일 농사를 주로 짓고 있었는데 오디도 주요 작물 중 하나이다 보니 길가에 난 뽕나무에서 열리는 자잘하고 상품성 없는 오디는 손도 데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마을 사람들에겐 천덕꾸러기로 보일테지만 지나가는 거지의 눈엔 둘도 없는 횡제가 아닐 수 없었다. 두 시간동안 뽕나무 아래서서 오디를 땄더니 소쿠리로 하나 가득 담겼다. 오디를 따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겨울이 올 때까지 당분과 비타민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도둑질이 아니더라도 산과 들에는 계절마다 개복숭아, 자두, 살구, 다래, 으름, 꾸지뽕, 정금등 수많은 열매들이 지천으로 열릴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과실들로 당분과 비타민이 해결되면 탄수화물을 찾는 노력을 줄이고 단백질과 지방질을 찾는데 주력해도 되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오디를 따는데 날이 너무 더워 온도를 확인해 보았더니 바깥온도는 32도였고, 차 안의 온도는 무려 43도를 카르키고 있었다. ‘이제 사람 눈치 볼 때가 아니다.’ 사람이 많아도 무조건 시원한 계곡을 찾아가야할 여름이 찾아온 것이 분명했다. 지도를 찾아 가까운 계곡을 검색해 보았더니 황간면에 위치한 석천계곡이 눈에 띄었다. 고민하지 않고 차를 몰아 계곡 끝, 반야사 입구에 차를 주차시켰다. 시원한 나무그늘과 보로 막은 넓은 물이 있는 곳이다. 보 안에는 물고기가 가득하고 앞뒤좌우로는 높은 산이 둘러쳐저있다. 식수는 반야사에 가면 약수터가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걱정하지 않겠다. 문제는, 오가는 사람이 너무  많다. 곧 주말인데 날씨도 더워 이번 주말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아 올 것이다.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하고 술파티가 벌어질게 불 보돋 뻔한데 그 꼴을 어찌 본다나...;;;; 계곡 가장자리에 채집망을 던지고 가까운 산을 두 시간 정도 돌아보고 내려왔더니 그 사이에 채집망 안에 물고기가 가득했다. 어죽이 아직 남아 있으므로 내일 아침에 꺼내 먹어 주가써 ㅎㅎㅎ 올~~ 좋은데 ㅎ 산에서 향신료로 사용할 더덕이나 도라지만 구해진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 주변은 사람의 발길이 잦다보니 나물 하나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다. 산에 올라 얻은 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복령이 숨어있는 나무를 구별하는 방법만은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위 사진은 어촌지 주변에서 발견한 소나무 밑둥이고 아래 사진은 이곳에서 발견한 죽은 소나무의 등걸이다.   이렇게 껍질을 벗긴 것은 내가 한 것이 아니다.  이미 누군가가 복령을 찾아 이 산을 뒤지고 다녔는지 눈에 띄는 죽은 소나무는 하나같이 이렇게 껍질을 벗기고 복령이 숨어 있는 나무인지를 확인하고 갔다. 복령이 죽은 소나무뿌리에 달라붙으면 소나무의 성질을 변화시켜 조직을 큐브형태로 갈라지게 만든다고 한다. 반면 복령이 붙지 않고 자연스럽게 썩은 소나무는 사진처럼 길게 찢어지며 갈라진다고 한다. 말하자면 복령은 소나무를 좀비로 변화시키는 것과 같다. <나는 전설이다>나 <월드워 Z>같은 좀비 영화를 보면 신체 조직이 변화되면서 좀비가 되지 않던가. ㅋㅋㅋㅋ 좀비로 변한 소나무를 찾아내면 그 아래는 반드시 복령이 숨어있다는 게 구글신님의 말씀. 이것은 구글에서 찾아낸 이론적인 지식일 뿐이고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진 복령의 유무에 대해 확신을 할 수 없었지만 어제 발견한 소나무와 오늘 발견한 소나무의 차이를 명확하게 확인 했으므로 복령이 붙은 소나무를 발견하면 의심하지 않고 끈기 있게 복령을 찾아보아야겠다. 마 찾는데도 한 달 넘게 걸렸는데 복령이라고 어디 쉬울려구... 오늘 올라간 산에서는 좀비로 변한 소나무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조만간 복령을 찾을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든다. 걱정이 있다면 복령을 찾아다닌 흔적들이 많은데, 심마니들이 다녀간 것이라면 내 밥은 이 곳에 없을지도....;;;  양귀비 이 꽃은 헤로인 성분은 빼내고 꽃만 남긴 계량종 양귀비다.  최근에 정원이나 길가에 많이 심는다.  어릴 때 마당 한 귀퉁이 풀 밭에 양귀비꽃이 피었었다.  일부러 심은 것은 아니지만 ;;; ㅎㅎ 자라난 것을 뽑지 않고 몰래 키웠었다.  양귀비 씨앗에 마약성분이 들어 있다는 것은 만인이 아는 사실.  그렇지만 그 씨앗이 약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경끼를 하거나 졸도를 했을 때  양귀비 씨앗을 갈아 먹이면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귀중한 약이었기 때문에 형사고발감임에도 불구하고 양귀비를 몰래 키워 씨를 얻었었다.  경끼하는 작은 누나도 그걸 먹여 살려냈다는 일화를 아비에게 들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