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무진 모아놓은 박스를 또 실어 보냈다. 폐지 값이 kg당 80원으로 내렸다. 저번에 한차 보냈는데 삼 만원 좀 더 받았다고 나중에 밥을 산단다. 그러라고 하고 휴일이라고 놀러온 김에 반차정도 실어 주었다. 오년 넘게 의료보험을 안내서 밀린 게 400만원 이란다. 한숨이 나왔다. 국민연금은 안내고 안 받으면 되지만 의료보험은 차압 들어오니까 어떻게든 해결하라고 누차 말해줬는데도 이런다. 보험공단에 전화해서 할부로 하자고 하고 좀 깍아 달라고 사정을 해보라고 했다. 고시원 월세 30만원 트럭할부금 식대 통신비를 제하고 얼마의 빚이 더 있는지 확실하게 말을 안 하니 알 수는 없지만 고단한 얼굴이 편하게 와 닿지는 않는다. 우리 부족 사람들은 경제관념도 부족하다. 담배는 내 돈으로 피고 박스를 좀 더 꾹꾹 눌러 담아 줘야겠다. 집사람은 아는 아이가 아직 안 나왔느냐고 딸아이에게 묻는다. 딸아이와 어린 시절 교회 유치부에 다니던 아이가 아직 나오질 못했다. 묻고 답하는 과정이 반복되다보니 덤덤하게 들린다. 야무진 아이였단다. 생긴 것도, 성격도, 공부도, 그래서, 더 물어보질 못했다. 인터넷 뉴스를 보았는지 딸아이가 하야가 무슨 뜻인지 물어온다. 아마도 그만 내려와서 야인이 되라는 말 같다고 답했다. 대통령이 왜 유가족 앞에서 사과를 하지 않는지를 재차 물어온다. 사과를 하면 잘못을 인정하는 게 되고 잘못을 인정하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일 거라고 했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사과를 안 하고 애매하게 유감표명이나 통석의 념을 금할 수 없다고 하는 거랑 같아 보인다고 말해준다. 세월호 참사를 별것 아닌 죽음으로 말하던 국영방송국의 보도국장에게 항의의사를 전달하던 유가족들을 경찰들이 에워싸고 고립시킨다. 국영방송의 막내기자들이 인터넷에 반성문을 썼다.  힘들게 들어간 회사라 차마 사표는 못 쓰고 젊은 눈으로 보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 높은 분들과 선을 긋는다. 말은 참 쉽다. 적어도 그 순간엔 진실일거라 믿고 싶다 .말을 실천하며 삶으로 증명하려 사는 사람들이 아쉽고 그립다. 청와대 대변인이 순수유가족과 아닌 사람을 구분하는 발언을 했다. 순수 유가족이 아닌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희생자 어머니 한분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과 책임규명이 되지 않으면 몇 년 후에 그저 지켜보고 있는 당신들의 자녀들이 죽고 당신들이 죽는다고 절규 같은 말을 내어 놓았다. 그러게 말이다. 대부분 작은 비리와 부정들을 못 본 척 안 들은 척, 나만 아니면 된다고 그렇게 아등바등 살아왔을 게다. 그 말을 듣고 마음이 괴로워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있고 , 제까짓 것들이 이럴 때 장관 멱살 잡아 보지~ 대통령 앞에서 이럴 때나  핏대한번 세워 보지~ 하며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기자들이 반성을 한다는 방송국에서는 이제 지나친 소비위축으로 경기침체가 우려 된다는 뉴스꼭지를 뽑아낸다. 그래 기왕 죽을 목숨이면 이렇게 크게 죽어야 보상금 제대로 받게 된다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맛 집 기행이, 건강식품에 대한 토론과 홍보가  월드컵과 축제 같은 즐길 거리에 대한 방송들이 슬그머니 늘어난다. 그러려고 그랬던 거다. 시간을 끌고 울부짖는 사람들이 적어질 때까지 기다리고 충분히 적어지면 격리시키는 오랜 통치술이다. 이제 다시 생산에 종사하고, 소비에 집중하고, 연예계 가쉽에 귀 기울이고, 그 밥에 그 나물이지만 선거도 하고 이제 그만 충격에서 헤어 나와 그간 하던 대로 일상으로 복귀하고 가만히 살라고 주류 언론이란 것들이 말을 한다. 그래서 ,다시 실체 없는 소문들이 돈다. 누구 엄마가 자살을 했는데 경찰은 사인을 심장마비라고 했다더라. 누가 또 자살기도를 했다더라,  뿔이 없는 양떼들 같다. 주인이 쳐준 울타리 안에서 벗어나지 않고 사료를 먹으며 추운 겨울바람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산양들보다 행복하고 , 봄철 목초지에서 무리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짖어대는 목양견의 날카로운 울음은 사나운 늑대를 위협하는 거라 믿으며, 가만히 있다가 다시 울타리로 돌아가 탐스럽게 자란 털을 깍이고, 새끼에게 먹일 젖을 빼앗기고 ,다시 깍일 털을 기르는 양떼들 같다. 털뿐 아니라 가죽을 벗기는 손길에서 뿔이 없는 숫양이 암컷과 새끼를 지켜낼 수 있을까 ?  뿔이 다시 자랄 수 있을까? 뿔이 없으면 그냥 이마로 받으면 안 될까 ? 해골이 깨질 각오를 하면 어떻게 되진 않을까? 운도 따라 줘야 하겠지만 삼성전자에서 사과를 받아낸 황유미씨의 아버님처럼 떡집 사장이 유가족 중에 결기가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지 분통을 터트린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이 분명한 수많은 범인 중 하나라도 왜 어떻게 못하고 있는지 울화통을 낸다. 정보과 형사만 600이 넘게 깔리고 산 사람가족은 죽은 사람가족에게 죽은 사람가족은 아직 시신을 못 찾은 가족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가족들 모두는 죽은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구속을 받는다. 행여 서로에게 죽은 이들에게 누가 될까봐 그런 걸게다. 야무진 그 아이가 얼른 나와 주었으면 좋겠다. 처참한 모습에 가족들은 평생 물고기를 못 먹을 테지만 그래도 장례식이나마 치루기를 희망하는 사람이 있다.